1. 머리말
석조문화유산은 지구의 지각을 구성하는 물질인 암석을 재료로 조성한 문화유산을 의미한다(이찬희 외, 2005). 이는 지정문화유산 중 약 23%에 달하는 점유율을 가지며, 지류문화유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문화재청, 2022). 석조문화유산의 특성상 대다수는 야외에 노출되어 있으며, 일부는 자연암반에 직접조각하였다. 옥외에 노출된 문화유산은 강우, 적설, 일사, 식생 등의 외적 요소에 큰 영향을 받으며, 이에 대한 작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암석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암석의 특성 중 사면안정성 평가에 가장 주요한 요소인 불연속면(Discontinuity)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암석에 존재하는 불연속면은 암반사면의 경사, 주향 등과 같은 여러 조건에 따라 파괴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문화유산의 손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이유로 암반공학 및 보존과학 분야에서 석조문화유산 자체 또는 주변 암반에 대한 사면안정성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이재호 외, 2008; 조지현 외, 2010; 2012, 이찬희 외, 2012).
2. 연구방법
암반 내 존재하는 불연속면은 암반의 거동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암반사면이나 구조물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불연속면은 인장강도가 없거나 매우 작은 값을 갖는 암반 내의 분리면을 말하며, 단층(Faluts), 층리(Bedding planes), 절리(Joints), 벽개(Cleavage) 등으로 구분된다(김영근 외, 2006). 이러한 불연속면의 종류 외에도 사면 붕괴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방향성(Orientation), 간격(Spacing), 연속성(Persistence), 거칠기(Roughness), 벽면강도(Wall strength), 틈 간격(Aperture), 충전물(Filling), 수분의 침투(Seepage), 절리군의 수(Number of sets), 암괴의 크기(Block size) 등을 선별하였다(ISRM, 1978). 이 연구에서는 국제암반공학회(ISRM)에서 제안한 암반불연속면의 정량적 기재에 관한 지침(Suggested Methods for the Quantitative Description of Discontinuities in Rock Mass)을 준수하여 조사하였다(Nick, 1978; Spang and Sonser, 1995). 서악동 마애삼존불 암반에서 불연속면의 방향, 간격, 연속성, 거칠기, 벽면강도, 틈 간격, 충전물, 용수 유무, 불연속면의 군수, 암괴의 형상 등을 관찰하였다. 이 중 적합한 특성을 선별하였으며, 각각 불연속면의 종류, 경사방향, 경사, 틈 간격, 연장성, 유수의 흔적, 식생, 충전물, 줄눈의 상태 등 총 9가지 사항을 기재하였다. 현장에 가설물을 설치하여 암반에 접근하였으며, 육안관찰을 통해 불연속면의 양상을 기재하였다. 또한 불연속면의 상태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보조 도구를 활용하여 주향, 경사, 연장성, 틈 간격, 절리 표면 거칠기(JRC; joint roughness coefficient)를 측정하였다. 이때 사용한 보조장비는 브란톤컴퍼스와 거칠기 측정기(profile comb)이며, 불연속면의 연장성은 줄자를 이용하여 길이를 측정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암반사면에서 우세하게 발생하는 평면, 쐐기 및 전도 파괴의 세 가지 유형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평면파괴는 불연속면과 암반사면의 주향이 ±20°의 범위로 평행해야 하며, 경사각은 사면의 경사각보다 작고 활동면의 마찰각보다 큰 경우에 발생한다. 쐐기파괴는 두 불연속면 교선의 경사가 사면이 파괴되는 방향의 경사보다 작아야 하며, 교선의 경사가 불연속면의 내부마찰각보다 큰 경우 발생한다. 암반사면의 경사각을 Ψf, 교선의 경사각을 Ψi, 불연속면의 마찰각을 Φ로 표기할 때 Ψf > Ψi > Φ인 경우 발생한다. 전도파괴는 불연속면에 의해 분리된 암괴가 전도되는 형태의 파괴로, 주로 주상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경암에서 발생한다. 암반사면과 절리면의 경사방향이 반대여야하며, 암반사면의 주향과 절리면의 주향이 ±30°의 범위로 유사해야 한다. 또한 암반사면의 경사각을 Ψf, 절리면의 경사각을 Ψp, 불연속면의 마찰각을 Φ로 표기할 때 Ψf > Φ > Ψp 이거나 또는 Ψf > Φ+Ψp 여야 한다. 파괴유형 분석에 필요한 암석의 마찰각은 시료를 수습하여 실내분석을 수행해야 하지만, 문화유산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대상의 직접적인 시료수습이 불가하여 Barton(1973; 1976)이 제안한 일반적인 암석의 기본마찰각을 이용하였다. 퇴적암의 일반적인 마찰각은 25-30°, 화성암은 30-35° 이므로, 안산암으로 이루어진 서악동 마애삼존불의 경우는 30-35° 를 기준으로 하였다. 이때 암석의 마찰각은 커질수록 암반사면의 파괴발생 확률을 줄이므로, 가장 불안정한 상태인 30°로 적용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평사투영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응용프로그램은 다양하나,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제안한 DIPS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였다(국토안전관리원, 2022). DIPS는 토론토대학에서 개발한 기하해석 전문프로그램이며, 이를 통해 평사투영도 및 장미선도를 도시하였다. 또한 암반사면 주요파괴유형인 평면, 쐐기 및 전도 파괴의 발생 가능 영역을 표시하여 파괴가 발생할 수 있는 불연속면을 알아보기 쉽게 표현하였다.
3. 연구결과
연구대상은 00산 정상부 인근에 위치하며, 일대 암반에 해당하는 안산암질암을 깎아 조성하였다. 선행연구에 따라 A~E구역으로 구분하였으며 불연속면 발달양상과 보존과학적 현황을 살펴보았다. 일부 구역에는 불연속면이 토사로 차있거나 식생이 자라고 있어, 기계적인 풍화작용을 가속하고 있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기진행된 보존처리용 줄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탈락하여 의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불연속면 분포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구역별 경사와 경사방향을 측정하였으며, 스테레오 네트에 평사투영 하였다. 이를 등고선선도와 장미선도로 도시하여 불포양상을 살펴보았으며, 그림 1과 같다. A구역의 평사투영 결과, 평면파괴의 영역에는 9번 불연속면 하나가 포함된다(그림 2). 해당 불연속면 상부에 위치한 암괴는 20cm의 크기이며, 낙석이 발생한다면 연구대상에 2차 파괴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반면에 전도파괴는 파괴영역에 해당하는 불연속면이 존재하지 않아 전도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해석하였다.

그림 1. 연구대상의 불연속면 분포 양상 그림 2. 연구대상 A구역의 평사투영 및 파괴유형 분석결과.
4. 고 찰
평사투영법을 활용한 파괴유형 분석과 반발계수 및 표면 거칠기 분석결과를 종합하여 표 1과 같이 정리하였다. 이때 사면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소에 대해서는 Ⅰ로 표기하였으며, 안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과는 Ⅲ으로 기재하였다. 그러나 국부적으로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Ⅱ로 표기하였으며 Ⅲ, Ⅱ, Ⅰ을 각각 2점, 1점 및 0점으로 설정하여 종합 평점을 산출하였다. 종합 평점은 안정성이 높을수록 큰 점수를 부여하며, 최고점수는 22점에 해당한다. 연구대상 사면안정성 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A구역부터 D구역까지는 국부적인 불안정을 나타내어 매우 작은 규모의 파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대상의 우측 어깨 상부에 위치한 E구역은 파쇄대가 관통하며, 하부의 지지구조가 부재한 상태이다. 또한 암괴의 크기도 수십 cm로 다른 구역에 비해 큰 규모를 자랑하며, 매우 낮은 평점이 부여되어 전체 구역 중에서 가장 높은 위험도를 갖는다. F구역의 경우에는 E구역의 동편에 위치하지만, 전반적인 암반사면의 내적 및 외적 요소가 E구역에 비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사면안정성 평가의 구역 분류 및 분석결과.
구역 | 구역 별 파괴유형 | 불연속면의 내적요소 | 불연속면의 외적요소 | 종합 평점 |
평면 | 쐐기 | 전도 | 틈 간격 | 연장성 | 압축강도 | JRC | 유수 | 충전제 | 식생 | 줄눈 |
A | Ⅱ | Ⅲ | Ⅰ | Ⅲ | Ⅲ | Ⅲ | Ⅰ | Ⅲ | Ⅲ | Ⅲ | Ⅲ | 17/22 |
B | Ⅲ | Ⅲ | Ⅱ | Ⅲ | Ⅱ | Ⅱ | Ⅲ | Ⅲ | Ⅰ | 15/22 |
C | Ⅲ | Ⅱ | Ⅱ | Ⅱ | Ⅱ | Ⅱ | Ⅲ | Ⅱ | Ⅰ | 12/22 |
D | Ⅲ | Ⅱ | Ⅱ | Ⅱ | Ⅰ | Ⅱ | Ⅱ | Ⅱ | Ⅰ | 10/22 |
E | Ⅱ | Ⅱ | Ⅰ | Ⅰ | Ⅰ | Ⅰ | Ⅱ | Ⅰ | Ⅰ | 5/22 |
F | Ⅲ | Ⅲ | Ⅰ | Ⅲ | Ⅱ | Ⅲ | Ⅱ | Ⅰ | Ⅰ | 12/22 |
이 연구에서는 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에 조사한 2011년의 선행연구 자료를 이 연구의 결과와 비교하였으며, 지진 전후의 변화양상을 분석하였다. 2011년에 측정한 불연속면에 대한 조사자료를 살펴보면 총 89개의 불연속면을 측정하였으며, 평면, 전도 및 쐐기 파괴가 가능한 불연속면에 대한 점유율을 산출하였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구역에서는 전반적인 파괴 유형의 경향성이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세부적인 수치에는 다소 차이가 관찰된다. 그러나 일부 지점에서는 파괴 가능성이 있는 불연속면이 새로 확인되거나, 파괴 유형에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가 지진의 발생으로 인해 변화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측정한 불연속면과 동일한 방향성의 절리조를 측정하였으나, 2차원 도면을 기준으로 조사지점을 선정하여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선행연구에서는 조사 이전에 파괴되어 암반과 분리된 암괴의 존재를 기재하였으며, 연구대상이 새겨진 암반사면에서 지속적으로 낙석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선행연구와 이 연구에서의 조사결과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결과가 한반도에 발생한 지진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했다고 해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표 2. 연구대상 불연속면의 파괴가능성 비교 검토.
구 역 | 선행연구 결과 | 이 연구의 결과 | 측정 횟수 |
평 면 | 전 도 | 쐐 기 | 소 계 | 평 면 | 전 도 | 쐐 기 | 소 계 |
A | 1 (1.1%) | 0 (0.00%) | 5 (5.6%) | 6 (6.7%) | 1 (1.1%) | 0 (0.0%) | 7 (7.9%) | 8 (9.0%) | 12 |
B | 2 (2.3%) | 1 (1.1%) | 5 (5.6%) | 8 (9.0%) | 0 (0.0%) | 0 (0.0%) | 4 (4.5%) | 4 (4.5%) | 17 |
C | 3 (3.4%) | 0 (0.0%) | 0 (0.0%) | 3 (3.4%) | 0 (0.0%) | 5 (3.4%) | 5 (5.6%) | 10 (11.2%) | 12 |
D | 0 (0.0%) | 0 (0.0%) | 3 (3.4%) | 3 (3.4%) | 0 (0.0%) | 3 (3.4%) | 3 (3.4%) | 6 (6.7%) | 17 |
E | 2 (2.3%) | 3 (3.4%) | 9 (10.1%) | 14 (15.7%) | 1 (1.1%) | 1 (1.1%) | 9 (10.1%) | 11 (12.4%) | 19 |
F | 0 (0.0%) | 2 (2.3%) | 6 (6.7%) | 8 (9.0%) | 0 (0.0%) | 0 (0.0%) | 12 (12.4%) | 12 (13.5%) | 12 |
합 계 | 8 (9.0%) | 6 (6.7%) | 28 (31.46%) | 42 (47.2%) | 2 (2.3%) | 9 (7.9%) | 40 (44.9%) | 51 (57.3%) | 89 |
일부 불연속면은 지진과 같은 외적요인 없이도 충분히 미끌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지진과의 연관성을 해석하기에는 추가적인 근거자료가 필요하다. 보다 정확한 지진영향성 분석을 위해서는 연구대상의 고유 진동수를 측정하고, 주파수 영역에 따른 지진동의 영향성을 검토해야 한다. 지진동은 진원, 진앙, 대상이 위치한 기반에 대한 고유 특성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대 지반 및 지질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수행되어야 한다. 향후 시계열에 따른 변화양상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손상지도를 작성하고, 영상자료 및 3차원 스캐닝 자료의 누적이 필수적이다. 옥외에 위치한 문화유산 손상 현황 파악은 국가유산청과 연구소 및 돌봄사업단을 주체로 하여 모니터링이 실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진촬영이 수반되긴 하나 지진에 의한 영향성을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밀사진촬영 및 3D 스캔을 통한 3D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획득하며, 3차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편차분석을 시행함이 적절하다. 3차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편차분석에는 물리적인 정밀 좌표가 필수이며, 데이터 획득시 동일한 측량기준점을 삼아 편차분석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교차검증을 수행한다면 연구대상의 보존현황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 론
이 연구에서는 특정 연구대상에 대한 사면안정성 평가를 실시하였다. 각 분석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A, B, C, D 구역에서는 국부적인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어 소규모의 파괴 우려가 있다. 그러나 E, F 구역 중에서 오른쪽 어깨 상부에 위치한 E 구역은 파괴가 발생할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해당 구역에는 모암과 분리되어 경사면에 놓여있는 암괴가 다수 관찰되며, 하부 암괴에 의해 지지되어 탈락되지 않은 부분도 다수 확인된다. 이 구역에서 암반의 미끌림이 발생할 경우 낙석이 연구대상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전면에 관람로가 위치하여 대인피해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존과학적 정밀진단 결과를 함께 종합하여 보존관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 지진에 의한 문화유산 피해가 확인됨에 따라 연구대상과 같은 진동에 취약한 구조물을 적절하게 관리할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정밀한 좌표측량을 기반으로 한 3D 데이터 취득을 통해 정량적인 편차 분석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상의 분석결과는 정성적인 사면안정석 분석에 국한된다. 해당 문화유산의 정확한 지질공학적인 데이터 취득을 위해서는 파괴분석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다년간의 연구분석이 필수이다. 이 연구에서 이루어진 분석결과는연구대상에 대한 과학적 기초자료이며, 이는 추후에 이루어질 고고과학 및 보존과학적 분석에 기여하리라 생각된다.
1. 머리말
석조문화유산은 지구의 지각을 구성하는 물질인 암석을 재료로 조성한 문화유산을 의미한다(이찬희 외, 2005). 이는 지정문화유산 중 약 23%에 달하는 점유율을 가지며, 지류문화유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문화재청, 2022). 석조문화유산의 특성상 대다수는 야외에 노출되어 있으며, 일부는 자연암반에 직접조각하였다. 옥외에 노출된 문화유산은 강우, 적설, 일사, 식생 등의 외적 요소에 큰 영향을 받으며, 이에 대한 작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암석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암석의 특성 중 사면안정성 평가에 가장 주요한 요소인 불연속면(Discontinuity)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암석에 존재하는 불연속면은 암반사면의 경사, 주향 등과 같은 여러 조건에 따라 파괴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문화유산의 손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이유로 암반공학 및 보존과학 분야에서 석조문화유산 자체 또는 주변 암반에 대한 사면안정성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이재호 외, 2008; 조지현 외, 2010; 2012, 이찬희 외, 2012).
2. 연구방법
암반 내 존재하는 불연속면은 암반의 거동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암반사면이나 구조물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불연속면은 인장강도가 없거나 매우 작은 값을 갖는 암반 내의 분리면을 말하며, 단층(Faluts), 층리(Bedding planes), 절리(Joints), 벽개(Cleavage) 등으로 구분된다(김영근 외, 2006). 이러한 불연속면의 종류 외에도 사면 붕괴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방향성(Orientation), 간격(Spacing), 연속성(Persistence), 거칠기(Roughness), 벽면강도(Wall strength), 틈 간격(Aperture), 충전물(Filling), 수분의 침투(Seepage), 절리군의 수(Number of sets), 암괴의 크기(Block size) 등을 선별하였다(ISRM, 1978). 이 연구에서는 국제암반공학회(ISRM)에서 제안한 암반불연속면의 정량적 기재에 관한 지침(Suggested Methods for the Quantitative Description of Discontinuities in Rock Mass)을 준수하여 조사하였다(Nick, 1978; Spang and Sonser, 1995). 서악동 마애삼존불 암반에서 불연속면의 방향, 간격, 연속성, 거칠기, 벽면강도, 틈 간격, 충전물, 용수 유무, 불연속면의 군수, 암괴의 형상 등을 관찰하였다. 이 중 적합한 특성을 선별하였으며, 각각 불연속면의 종류, 경사방향, 경사, 틈 간격, 연장성, 유수의 흔적, 식생, 충전물, 줄눈의 상태 등 총 9가지 사항을 기재하였다. 현장에 가설물을 설치하여 암반에 접근하였으며, 육안관찰을 통해 불연속면의 양상을 기재하였다. 또한 불연속면의 상태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보조 도구를 활용하여 주향, 경사, 연장성, 틈 간격, 절리 표면 거칠기(JRC; joint roughness coefficient)를 측정하였다. 이때 사용한 보조장비는 브란톤컴퍼스와 거칠기 측정기(profile comb)이며, 불연속면의 연장성은 줄자를 이용하여 길이를 측정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암반사면에서 우세하게 발생하는 평면, 쐐기 및 전도 파괴의 세 가지 유형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평면파괴는 불연속면과 암반사면의 주향이 ±20°의 범위로 평행해야 하며, 경사각은 사면의 경사각보다 작고 활동면의 마찰각보다 큰 경우에 발생한다. 쐐기파괴는 두 불연속면 교선의 경사가 사면이 파괴되는 방향의 경사보다 작아야 하며, 교선의 경사가 불연속면의 내부마찰각보다 큰 경우 발생한다. 암반사면의 경사각을 Ψf, 교선의 경사각을 Ψi, 불연속면의 마찰각을 Φ로 표기할 때 Ψf > Ψi > Φ인 경우 발생한다. 전도파괴는 불연속면에 의해 분리된 암괴가 전도되는 형태의 파괴로, 주로 주상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경암에서 발생한다. 암반사면과 절리면의 경사방향이 반대여야하며, 암반사면의 주향과 절리면의 주향이 ±30°의 범위로 유사해야 한다. 또한 암반사면의 경사각을 Ψf, 절리면의 경사각을 Ψp, 불연속면의 마찰각을 Φ로 표기할 때 Ψf > Φ > Ψp 이거나 또는 Ψf > Φ+Ψp 여야 한다. 파괴유형 분석에 필요한 암석의 마찰각은 시료를 수습하여 실내분석을 수행해야 하지만, 문화유산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대상의 직접적인 시료수습이 불가하여 Barton(1973; 1976)이 제안한 일반적인 암석의 기본마찰각을 이용하였다. 퇴적암의 일반적인 마찰각은 25-30°, 화성암은 30-35° 이므로, 안산암으로 이루어진 서악동 마애삼존불의 경우는 30-35° 를 기준으로 하였다. 이때 암석의 마찰각은 커질수록 암반사면의 파괴발생 확률을 줄이므로, 가장 불안정한 상태인 30°로 적용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평사투영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응용프로그램은 다양하나,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제안한 DIPS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였다(국토안전관리원, 2022). DIPS는 토론토대학에서 개발한 기하해석 전문프로그램이며, 이를 통해 평사투영도 및 장미선도를 도시하였다. 또한 암반사면 주요파괴유형인 평면, 쐐기 및 전도 파괴의 발생 가능 영역을 표시하여 파괴가 발생할 수 있는 불연속면을 알아보기 쉽게 표현하였다.
3. 연구결과
연구대상은 00산 정상부 인근에 위치하며, 일대 암반에 해당하는 안산암질암을 깎아 조성하였다. 선행연구에 따라 A~E구역으로 구분하였으며 불연속면 발달양상과 보존과학적 현황을 살펴보았다. 일부 구역에는 불연속면이 토사로 차있거나 식생이 자라고 있어, 기계적인 풍화작용을 가속하고 있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기진행된 보존처리용 줄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탈락하여 의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불연속면 분포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구역별 경사와 경사방향을 측정하였으며, 스테레오 네트에 평사투영 하였다. 이를 등고선선도와 장미선도로 도시하여 불포양상을 살펴보았으며, 그림 1과 같다. A구역의 평사투영 결과, 평면파괴의 영역에는 9번 불연속면 하나가 포함된다(그림 2). 해당 불연속면 상부에 위치한 암괴는 20cm의 크기이며, 낙석이 발생한다면 연구대상에 2차 파괴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반면에 전도파괴는 파괴영역에 해당하는 불연속면이 존재하지 않아 전도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해석하였다.
그림 1. 연구대상의 불연속면 분포 양상 그림 2. 연구대상 A구역의 평사투영 및 파괴유형 분석결과.
4. 고 찰
평사투영법을 활용한 파괴유형 분석과 반발계수 및 표면 거칠기 분석결과를 종합하여 표 1과 같이 정리하였다. 이때 사면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소에 대해서는 Ⅰ로 표기하였으며, 안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과는 Ⅲ으로 기재하였다. 그러나 국부적으로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Ⅱ로 표기하였으며 Ⅲ, Ⅱ, Ⅰ을 각각 2점, 1점 및 0점으로 설정하여 종합 평점을 산출하였다. 종합 평점은 안정성이 높을수록 큰 점수를 부여하며, 최고점수는 22점에 해당한다. 연구대상 사면안정성 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A구역부터 D구역까지는 국부적인 불안정을 나타내어 매우 작은 규모의 파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대상의 우측 어깨 상부에 위치한 E구역은 파쇄대가 관통하며, 하부의 지지구조가 부재한 상태이다. 또한 암괴의 크기도 수십 cm로 다른 구역에 비해 큰 규모를 자랑하며, 매우 낮은 평점이 부여되어 전체 구역 중에서 가장 높은 위험도를 갖는다. F구역의 경우에는 E구역의 동편에 위치하지만, 전반적인 암반사면의 내적 및 외적 요소가 E구역에 비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사면안정성 평가의 구역 분류 및 분석결과.
구역
구역 별 파괴유형
불연속면의 내적요소
불연속면의 외적요소
종합
평점
평면
쐐기
전도
틈 간격
연장성
압축강도
JRC
유수
충전제
식생
줄눈
A
Ⅱ
Ⅲ
Ⅰ
Ⅲ
Ⅲ
Ⅲ
Ⅰ
Ⅲ
Ⅲ
Ⅲ
Ⅲ
17/22
B
Ⅲ
Ⅲ
Ⅱ
Ⅲ
Ⅱ
Ⅱ
Ⅲ
Ⅲ
Ⅰ
15/22
C
Ⅲ
Ⅱ
Ⅱ
Ⅱ
Ⅱ
Ⅱ
Ⅲ
Ⅱ
Ⅰ
12/22
D
Ⅲ
Ⅱ
Ⅱ
Ⅱ
Ⅰ
Ⅱ
Ⅱ
Ⅱ
Ⅰ
10/22
E
Ⅱ
Ⅱ
Ⅰ
Ⅰ
Ⅰ
Ⅰ
Ⅱ
Ⅰ
Ⅰ
5/22
F
Ⅲ
Ⅲ
Ⅰ
Ⅲ
Ⅱ
Ⅲ
Ⅱ
Ⅰ
Ⅰ
12/22
이 연구에서는 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에 조사한 2011년의 선행연구 자료를 이 연구의 결과와 비교하였으며, 지진 전후의 변화양상을 분석하였다. 2011년에 측정한 불연속면에 대한 조사자료를 살펴보면 총 89개의 불연속면을 측정하였으며, 평면, 전도 및 쐐기 파괴가 가능한 불연속면에 대한 점유율을 산출하였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구역에서는 전반적인 파괴 유형의 경향성이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세부적인 수치에는 다소 차이가 관찰된다. 그러나 일부 지점에서는 파괴 가능성이 있는 불연속면이 새로 확인되거나, 파괴 유형에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가 지진의 발생으로 인해 변화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측정한 불연속면과 동일한 방향성의 절리조를 측정하였으나, 2차원 도면을 기준으로 조사지점을 선정하여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선행연구에서는 조사 이전에 파괴되어 암반과 분리된 암괴의 존재를 기재하였으며, 연구대상이 새겨진 암반사면에서 지속적으로 낙석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선행연구와 이 연구에서의 조사결과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결과가 한반도에 발생한 지진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했다고 해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표 2. 연구대상 불연속면의 파괴가능성 비교 검토.
구 역
선행연구 결과
이 연구의 결과
측정
횟수
평 면
전 도
쐐 기
소 계
평 면
전 도
쐐 기
소 계
A
1
(1.1%)
0
(0.00%)
5
(5.6%)
6
(6.7%)
1
(1.1%)
0
(0.0%)
7
(7.9%)
8
(9.0%)
12
B
2
(2.3%)
1
(1.1%)
5
(5.6%)
8
(9.0%)
0
(0.0%)
0
(0.0%)
4
(4.5%)
4
(4.5%)
17
C
3
(3.4%)
0
(0.0%)
0
(0.0%)
3
(3.4%)
0
(0.0%)
5
(3.4%)
5
(5.6%)
10
(11.2%)
12
D
0
(0.0%)
0
(0.0%)
3
(3.4%)
3
(3.4%)
0
(0.0%)
3
(3.4%)
3
(3.4%)
6
(6.7%)
17
E
2
(2.3%)
3
(3.4%)
9
(10.1%)
14
(15.7%)
1
(1.1%)
1
(1.1%)
9
(10.1%)
11
(12.4%)
19
F
0
(0.0%)
2
(2.3%)
6
(6.7%)
8
(9.0%)
0
(0.0%)
0
(0.0%)
12
(12.4%)
12
(13.5%)
12
합 계
8
(9.0%)
6
(6.7%)
28
(31.46%)
42
(47.2%)
2
(2.3%)
9
(7.9%)
40
(44.9%)
51
(57.3%)
89
일부 불연속면은 지진과 같은 외적요인 없이도 충분히 미끌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지진과의 연관성을 해석하기에는 추가적인 근거자료가 필요하다. 보다 정확한 지진영향성 분석을 위해서는 연구대상의 고유 진동수를 측정하고, 주파수 영역에 따른 지진동의 영향성을 검토해야 한다. 지진동은 진원, 진앙, 대상이 위치한 기반에 대한 고유 특성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대 지반 및 지질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수행되어야 한다. 향후 시계열에 따른 변화양상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손상지도를 작성하고, 영상자료 및 3차원 스캐닝 자료의 누적이 필수적이다. 옥외에 위치한 문화유산 손상 현황 파악은 국가유산청과 연구소 및 돌봄사업단을 주체로 하여 모니터링이 실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진촬영이 수반되긴 하나 지진에 의한 영향성을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밀사진촬영 및 3D 스캔을 통한 3D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획득하며, 3차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편차분석을 시행함이 적절하다. 3차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편차분석에는 물리적인 정밀 좌표가 필수이며, 데이터 획득시 동일한 측량기준점을 삼아 편차분석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교차검증을 수행한다면 연구대상의 보존현황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 론
이 연구에서는 특정 연구대상에 대한 사면안정성 평가를 실시하였다. 각 분석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A, B, C, D 구역에서는 국부적인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어 소규모의 파괴 우려가 있다. 그러나 E, F 구역 중에서 오른쪽 어깨 상부에 위치한 E 구역은 파괴가 발생할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해당 구역에는 모암과 분리되어 경사면에 놓여있는 암괴가 다수 관찰되며, 하부 암괴에 의해 지지되어 탈락되지 않은 부분도 다수 확인된다. 이 구역에서 암반의 미끌림이 발생할 경우 낙석이 연구대상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전면에 관람로가 위치하여 대인피해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존과학적 정밀진단 결과를 함께 종합하여 보존관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 지진에 의한 문화유산 피해가 확인됨에 따라 연구대상과 같은 진동에 취약한 구조물을 적절하게 관리할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정밀한 좌표측량을 기반으로 한 3D 데이터 취득을 통해 정량적인 편차 분석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상의 분석결과는 정성적인 사면안정석 분석에 국한된다. 해당 문화유산의 정확한 지질공학적인 데이터 취득을 위해서는 파괴분석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다년간의 연구분석이 필수이다. 이 연구에서 이루어진 분석결과는연구대상에 대한 과학적 기초자료이며, 이는 추후에 이루어질 고고과학 및 보존과학적 분석에 기여하리라 생각된다.